“민주당 생활 20년 중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가장 힘들었다”

[인터뷰] 장옥준 서초구의회 운영위원장

황상윤 hsy1025@seochotimes.com | 승인 21-08-02 13:0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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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
#많이 듣고 소통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소상공인 지원- 단기 처방이 아닌 근본적 고민 필요
#‘제목’만 바꾸는 코로나 대책은 안돼 보다 근본적인 고민 필요   
#서초구 민심 안 좋아졌지만 포기는 안 해  

8대 서초구의회는 민주당 7명과 국민의힘 7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 보니 회기 결정, 특별위원회 구성, 행정사무감사 일정 등 의회 운영 전반을 조정,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제8대 서초구의회는 어느 때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재선의원인 장옥준 의원(더불어민주당 /잠원·반포1,3,4동)의 역할이 크다. 장 의원은 제8대 서초구의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도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여·야의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이다.

장 위원장은 민주당 불모지인 서초에서 20여 년을 민주당원으로 지내면서 여러 선거를 했었지만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장 위원장은 부동산 민심을 온 몸으로 느꼈다고 한다. 

그래도 장 위원장은 7대 의회에서는 상임위원장 1석도 없던 민주당이 8대에는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배출했고 젊은층을 비롯한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옥준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초구의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가졌다.

 다음은 장옥준 서초구의회 운영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서초구의회가 지난 3년 안정적으로 운영됐다는 평가가 많은데?
“외부에서 보기에 무난하게 운영했다고 평가해주신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힘든 점이 많았다. 후반기에는 코로나 시기에 ‘회기를 열어야 하나’ ‘연기해야 하나’ 등 여러 가지 현안들로 6개월은 하루도 긴장하지 않은 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여·야 의원들이 많이 이해해줘서 이제는 잘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의회 운영에 특히 힘들었던 점은?
“ ‘아동학대 예방 및 피해아동 보호’ 조례처럼 상임위에서 통과됐는데 본회의에서 다시 표결한 일도 있었고 원포인트 상임위 소집도 있었다. 또 본회의에 반대토론과 회기일정 변경 후 조례 통과 등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의회 운영의 우선순위가 있다면?
“무조건 듣는 것이다. 구의회도 정당 논리에 따라 의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8대 서초구의회 의장단은 더불어민주당 의장, 무소속 부의장, 국민의힘 행정복지위원장 국민의힘 재정건설위원장으로 구성돼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당 주장만 해서는 운영이 어렵다.  최대한 소통하고 많이 듣고 설득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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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회 운영에서 코로나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 서초구는 방배동 카페골목, 잠원동 먹자골목 등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많다. 이들을 돕기 위해 의회에서 3차 추경까지 했다. 의원 생활하면서 3차 추경은 처음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단기적 혜택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지원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

-근본적인 고민이라고 하면?
좀 더 연구하고 고민해서 어려운 주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양재동 전 지역 금연’사업을 하면서 전화부스 같은 흡연부스를 만들었다.  그런데 추가로 흡연부스를 놓겠다는 예산이 올라왔다. 이건 보류시켰다. 4차산업, AI, 비대면을 논하는 요즘 금연사업도 좀 더 스마트해질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실효성 없는 사업은 줄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창의적인 사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11월에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예산 심의는 정말 꼼꼼히 할 예정이다.”

-지역의 밑바닥 정서는 구의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하던데 요즘 주민들 만나보면 어떤가?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을 할 때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런데 4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는 전혀 달랐다. 내가 서초에서 민주당으로 20년을 보냈는데 이번 보궐선거가 가장 힘들었다.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6.74% 득표에 그쳤다. 이는 강남구의 24.3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득표율이다.-기자 주)

- 지난 총선과 이번 보궐선거 때 서초 민심이 달라진 이유는?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겠지만 부동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재 서초구 18개 동에서 60여 곳이 재건축 중이다. 그렇다 보니 부동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닌가?
“아니다. 바꿔 생각해보면 20년간 힘들지 않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얼마나 더 힘드냐 덜 힘드냐'가 문제였던 것 같다. 그래도 8대 서초구의회에서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더불어민주당에서 선출했다. 상임위원장 한 석도 없던 때를 생각하면 많이 바뀌었다. 나는 지금도 서초구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도 나오고 구청장도 나오는 날을 항상 꿈꾸고 있다. 그 길을 위해 주민들 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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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침에 출근할 때 보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구청 밖까지 줄이 서 있다. 현장 요원들은 9시에 벌써 온몸이 땀에 젖어 있는데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아프다. 이들을 돕고 격려할 방법을 고민 중이다. 나는 요즘 도쿄올림픽을 보며 많은 힘을 얻고 있다. 양궁 김재덕 선수가 외치는 ‘화이팅’ 이나 경기장에서 온 힘을 쏟아내는 선수를 볼 때면 큰 감동이 밀려온다.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힘 모아 코로나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한민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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